"시한 정해 전공의들 압박 대신 투명하고 합리적 정책결정과정 수립해 줄 것"
"전공의들 병원 떠난 것,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항의의 표시"
"수련의 특례 조치로 전공의들 돌아오게 하지는 못할 것"
15일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서 기자회견 열어

(오른쪽서 두번째)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사직을 선택한 전공의의 사직서 수리 일자는 전공의의 의사를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장기간 진료 공백의 해소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시한을 정해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결정과정을 수립해 줄 것"을 강력 촉구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같이 요구안을 전했다.

강 위원장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우리나라 의료를 올바로 세우고자 하는 전공의와 학생들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그들의 절망을 이해하고 매일 실감한다. 이들이 하루빨리 의료현장과 배움의 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의료계가 다시 환자를 살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이제라도 일방적으로 강행된 불합리한 정책을 거둬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 7월 15일은 보건복지부에서 소속 전공의의 복귀, 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라고 요구한 날이다.

강 위원장은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하고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례도 마련해 주셨다. 전공의의 복귀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조치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으며 그 정책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책결정과정 역시 여전히 일방적이고 불투명하기 때문"임을 드러냈다.

"저들의 절망은 여전한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진정 바란다면, 애초에 이들이 왜 사직서를 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주시기 바란다. 전공의 7대 요구조건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정책으로 모두 반영하였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2000년 의약분업 사태 후 만들어졌던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를 아느냐, 당시에 마련된 정책도 지금과 비슷한 내용이 있었으나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정책 추진의 지속적인 의지와 재정의 뒷받침이 없다면 이번 의개특위에서 내놓은 정책 역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맹렬히 공격했다.

강 위원장은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국가 지원을 강화하며, 병원들이 각 기능에 맞게 구조 전환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수가와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당장 비상진료체계를 위한 재정조차 마련하기가 어려운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전문의 중심, 중증 질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은 바람직한 방향이나 당장 2025년에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을 상황에서 인력은 어떻게 채우고 이에 필요한 재정은 어디서 마련할 예정이냐, 경증, 중등증 질환을 가진 국민들께 상급종합병원의 이런 ‘구조전환’에 대한 동의를 먼저 얻을 계획은 마련했느냐"고 되물었다.

강 위원장은 "의개특위의 정책이 모든 문제의 답이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당장 무너져가는 의료 현장을 살펴 봐달라"며 "무조건 속도를 내는 대신, 이제라도 멈춰 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피길" 주문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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