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간 물품 27억 원어치도 제공...직원 복지몰 ‘안국몰’ 통해 서류세단기 등 물품 배송
201개 병‧의원‧약국에 다이슨청소기-LG전자 그램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와 숙박비 지원...총 343회에 2억 3천만 원 불법 리베이트 제공
법 근거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4호'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지난해 안국약품이 지난 2011년 11월께부터 2018년 8월까지 자신이 제조‧판매하는 의약품의 처방 유지 및 증대를 위해 병‧의원 의사 67명과 보건소 의사 16명에게 불법 리베이트 62억 원과 물품 27억 원 어치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원(잠정금액)을 부과했다.

법 적용 근거는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3호(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이며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4호다.

공정위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2011년 11월 경부터 2018년 8월까지 자신이 제조‧판매하는 의약품의 처방 유지 및 증대를 위해 병‧의원 및 보건소 의료인 등에게 현금 62억 원과 물품 27억 원어치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다.

공정위는 "안국약품이 자신의 의약품에 대한 판촉을 목적으로 매년 수십억 원의 현금을 영업사원의 성과급(인센티브)이라는 명목으로 마련하고, 이를 영업본부 산하의 지역사업부 영업사원을 통해 전국 의원 의사 등 67명, 보건소 의사 16명에게 현금 62억 원의 불법 리베이트(사례비)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 "직원 복지몰인 ‘안국몰’을 통해 영업사원들이 서류세단기 등의 물품을 배송해주는 방식으로 다수 의료인 등에게 총 25억 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외에 201개 병‧의원 및 약국에게 다이슨청소기, LG전자 그램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와 숙박비를 지원하는 등 총 343회에 걸쳐 2억 3천만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한 현금 및 물품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여, 병·의원이 자사의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래서 "이 같은 불법 리베이트 지급행위는 사업자가 가격, 품질과 같은 공정한 경쟁수단을 이용해 제품 경쟁에 나서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약품의 처방을 유도하고 판매촉진의 대가로 현금과 물품을 제공하는 불공정한 경쟁수단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행위는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및 원가절감 등의 혁신 노력보다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부당한 수단에 치중하게 된다는 점에서 약가인상에 영향을 주게 되어 결국 국민건강보험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공정위는 이런 의약품 시장에서의 불법 리베이트 지급행위를 지속적으로 적발‧제재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의약품 시장의 가격과 품질을 통한 ‘장점에 의한 경쟁’ 질서가 바로 잡힐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안국약품은 2022년 기준 매출액이 1910억 원, 영업이익 65억3300만 원, 당기순이익 21억2300만 원을 기록한 중견 제약사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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