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2020년 7월 13개 병·의원·약국에 자사 의약품 처방.조제 대가로 총 150회에 걸쳐 제공
리베이트를 ‘싹콜(선지원 리베이트)'-‘플라톱(후지원 리베이트)’ 은어 사용 보안 유지
2015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전북지역 거래처인 13개 병·의원 및 약국에 자사 의약품을 처방.조제하는 대가로 총 150회에 걸쳐 불법 리베이트 약 2억 8천만원을 제공한 경보제약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 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최근 ㈜경보제약이 13개 병·의원 및 약국에 의약품 처방.조제를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금지명령, 교육실시명령) 및 과징금 3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1987년 3월에 설립된 경보제약은 2020년 기준 매출 2152억 8500만원, 당기순이익 94억 4백만원을 기록한 중견제약사다.
경보제약은 이들 병·의원에 대한 현금 제공 등 불법 행위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싹콜’(선지원 리베이트), ‘플라톱’(후지원 리베이트)과 같은 은어를 사용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며 은밀하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또 경보제약은 판촉비의 일종인 지점운영비를 각 지점에 매월 수표로 내려주고 이를 영업사원에게 지급했으며 영업사원은 이를 현금화한 후 사례비(이하 ‘리베이트’) 자금으로 병·의원 및 약국에 전달했다.
특히 리베이트 지급 시 병·의원 처방근거 자료인 EDI(전자문서교환) 자료를 기준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구체적으로 자사 의약품의 처방실적을 기준으로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후지원 리베이트(일명 ‘플라톱’)의 경우 리베이트 지급 대상이 된 병·의원의 실제 EDI 자료를 기준으로 일정비율을 리베이트 금액으로 지급했으며 의약품 처방을 약속받고 리베이트를 먼저 지급하는 선지원 리베이트(‘싹콜’)의 경우 EDI 자료를 기준으로 자사 의약품의 처방실적이 저조한 병·의원에 대해서는 영업사원에게 처방실적을 늘리도록 독려.관리했다.
게다가 약국의 경우에도 처방권은 없으나 해당 의약품이 없는 경우 약사가 대체조제 가능한 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어 의약품 결제액의 일정비율을 현금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지급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보제약의 병·의원 및 약국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행위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된다"며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는 소비자가 의약품을 직접 구매할 수 없는 전문약 시장 특성상, 의료인의 의약품 선택이 의약품의 가격이나 품질 우수성이 아닌 리베이트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받는 규모, 횟수에 따라 좌우되어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이 시장에서 선택되지 않는 왜곡된 결과를 낳게 해 결국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전가되는 대표적인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은어까지 사용하며 은밀하게 진행된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면밀히 조사해 적발하고 이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의약품 시장에서의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 유관 기관과 처분 결과를 공유하는 등 의약품 시장에 만연한 리베이트 행위를 근절하고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경보제약의 완제영업본부, 매월 영업담당이사에 자기앞수표 교부...교부받은 영업사원, 현금으로 교환
경보제약의 완제영업본부는 매월 영업담당이사에게 자기앞수표를 교부하고, 해당 이사는 이를 전국 10개 지점의 지점장들에게 전달하며, 각 지점장은 해당 지점 소속 영업사원에게 위 수표를 교부하고, 영업사원은 교부받은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한 후, 피심인의 거래처인 병·의원 및 약국에 거래금액의 일정한 비율에 해당하는 현금을 지급하였다.
구체적으로 경보제약은 영업지점 또는 영업부에서 ‘싹콜’, ‘플라톱’ 등 리베이트를 의미하는 문구를 기입하여 기안하면 본사에서 해당 기안내용 및 의료인별 처방내역이 입력된 EDI 통계 자료를 근거로 각 지점에 지점운영비 명목의 리베이트를 지급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경보제약은 전북지점 및 기타 영업지점(경기지점, 충북지점, 부경지점) 영업사원을 통해 2015년 8월경부터 2020년 7월경까지 자신의 거래처인 13개 병·의원 및 약국에 총 150회에 걸쳐 합계 2억7728만800원의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경보제약은 병의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선지원 리베이트’와 ‘후지원 리베이트’로 구분하여 관리하며 각각의 리베이트를 ‘싹콜’, ‘플라톱’ 등의 은어를 사용하는 등 위법행위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며 은밀하게 리베이트를 지급했다.
경보제약은 리베이트 지급 여부 및 지급 비율 결정을 위해 본사 임원진이 지점 영업사원으로부터 구체적으로 리베이트 지급 상황을 보고받은 후 지급 방식 등을 상세히 지시했다는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는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4호 규정을 위반했다고 전했다.
▶공정위, ‘본사-영업지점-영업사원간’ 녹취록 입수-크로스 체크분석 통해 본사 개입 사실 밝혀내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제약사가 은어까지 사용하며 은밀하게 진행된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면밀히 조사해 적발하고 이를 엄중 제재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면서 "경보제약은 끝까지 본사차원의 리베이트 제공 사실을 부인했으나, 공정위는 ‘본사-영업지점-영업사원간’의 녹취록 입수 및 크로스 체크분석을 통해 본사의 개입 사실 및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의약품 시장에서의 부당한 리베이트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법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의약품 시장의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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