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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용, "구성원 200명, 몸집 커졌지만 가르마 덜 타".."결국 소장 책임성"강조

1군 육성해 치중후 2~3군의 안정화 뒤 "체질개선"-"역할수행" 나설듯
"적자 면치 못하는 권역심뇌혈관센터 등에 '퉁수가' 방식 적용하고 싶어"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 3일 취임후 첫 출입기자협의회 브리핑 열어

▲3일 소장에 취임한지 2개월 반 남짓 된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연구소장은 3일 "현 200명으로 꾸려진 연구소의 거대 몸집에 비해 가르마가 덜 타여 역할 수행에 의문을 가진다"면서도 수장의 책임성엔 가감없는 방점을 찍었다.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이날 가진 첫 출입기자협의회와 브리핑에서 "정작 심사평가연구소장의 무게가 다름을 느꼈다. 즉 소장으로서 할수 있는게 많겠구나 하고 생각하다 막상 와 보니 할수 있는게 많지 않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 아주 묘한 자리"라며 "그래서 개방직이 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8월 취임 후 첫 소감을 이같이 에둘러 밝혔다.

공모직을 통해 입성한 이 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파견된 형식으로 임명돼 급여는 지급받지 않고 있으며 주5일 상근직으로서 소감을 밝힌 셈이다. 그는 예방의학을 전공한 의사며 의료관리학 박사 취득후 건양의대 교수와 서울대병원 교수, 39대 추무진 의협회장 집행부 공공보건이사직을 수행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인이자 파견된 경계인으로서 기본적으로는 원에 반하는 일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원을 감싸고 돌며 대변자 역할 또한 맞지 않는다"며 "개방직을 뽑은 이유"라고 단언했다.

향후 연구소의 방향에 대해 "국내 여느 국책연구소 못지 않은 200명에 달한 심사평가직에 의해 엄청 할 수 있는 일이 많겠다 싶었는데, 그렇지도 않다"며 원의 올 20주년에 걸맞는 큰 덩치에 반해 할수 있는 역할엔 의문을 표했다.

막상 원내로 오니 연구소 다워야 하는데 갑자기 조직이 3실의 200명으로 꾸려지다보니 어떻게 조화롭게 역할분담을 해 내야 할지에 대한 가르마가 덜 타여 있다는 따금한 질타다.

다만 "이만한 인원에도, 추후 싱크탱크 역할이 약하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전적으로 소장의 책임"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명짜리 프로야구단을 한 명의 감독이 제대로 경영을 못한 점을 비유한 셈이다.

'소장은 프로야구단의 단장이나 감독과 비유된다'는 그는 "투수.타자코치와 함께 1군, 2군, 3군 육성군으로 만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원장의 속내는 당장 코리안 시리즈에 진출하고픈 욕망이 불같다. 그러나 당장은 쉽지 않은 희망사항이다. 갑자기 감독이 바뀐다고 선뜻 이뤄낼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취임후 6개월~1년내 플레이오프에 갈 5~6위를 따내야 내년 코리안시리즈 진출을 봐라볼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기대다.

그래서 1군의 육성에 전념해 플레이오프에 갈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2~3군이 안정적으로 등떠미는 준비를 해 내는 수순을 밟겠다는 포부다.

이 소장은 공모직 지원 배경과 관련 "공모 안내가 없었다면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나이가 중요할까 그런 생각하게 됐다. 감독이 바뀐후 안정적인 지휘권이 확보된다면 팀내 체질을 개선하면서 결국은 의미있는 역할수행을 제대로 해 나갈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심사평가연구소는 연구지원부를 제외하고 심사연구부, 평가연구부, 급여정책연구와 자원정잭연구부로 꾸려져 있는데 심사연구부를 핵심으로 그 뒤를 평가연구부가 받쳐주는 식이었다가 문케어 확대로 인해 급여정책연구부가 새로 자리하게 됐다.

이어 의료자원의 재배치를 위해 자원정책연구부가 새로 만들어지고 연구행정부와 기획부, 연구실에 이어 혁신센터와 빅데이터실이 연구소 산하로 새로 진입하면서 병원계의 현안인 '수가 분류 체계', '상대가치 점수' 등에 대해 혁신적인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즉 연구실이 육군 주력부대라고 한다면 혁신센터와 빅데이터실이 이를 받치는 공군, 해군에 비유되며 이들은 외부 지원과 다양한 방법론을 갖춘 균형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게 이 소장의 평가다.

그는 좀 더 욕심을 내자면 한 개의 연구실이 더 투입돼 창의적인 역할 수행할수 있었으면 한다고 작은 소망도 피력했다.

향후 원의 변신에 대해 "코로나 이전 이후의 '심사평가도 꼭 대면 평가만 고수할 것이냐', 'AI 적용할수 있는 것 아니냐' 등에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처럼 운영해 보고 싶다"고 했다.

또 "연구소는 원의 설립목적에 맞게 심사평가 관련 정책지원 업무다. 정책지원의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기초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권에 따라 건강보험을 여는 효율성보단 형평성을, 야는 형평성 보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식이어서 기초연구가 약하다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성급한 연구를 다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만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스템의 기초연구가 같이 가게 된다면 기초연구는 20%, 새로운 연구는 30%, 정책 현안 대응, 서포트 50%의 비율이 바람직하다"며 "현재는 기초연구 10%, 새 연구 20%, 정부 정책 뒷받침 70%로 포트폴리오가 좋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원래 하던 일을 버리고 기초연구와 새 연구를 한다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아 제가 몸담는 동안 기초연구와 새로운 연구 비중을 40%까지 늘려보려하고 너무 비대해진 정책지원 업무를 50~60%로 낮추는 운영 방침을 고수할 계획"임을 밝혔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단일보험자에 행위별수가제를 근간으로 한다. 원외금액기준으로 P4서비스 행위별 수가지원이 90~95%를 차지하는데 외부시각으로는 권역심뇌혈관센터, 권역외상센터, 중증어린이병원은 P4서비스 수가만으로는 적자를 면할수 있는 구조가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

이미 가격이 정해진 상태서 수가를 인상해 주는 현 정책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올수 없다는 지적이다. 예로 흉부외과의 경우 100% 더 수가를 지원해 지원 당시는 반짝 효과를 봤지만 N수가 줄면서 분만수가 200%를 가산한다고 해서 정책의 효과가 나올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에 맞는 볼룸(환자수)이 없으면 작동이 어려운 상태서 권역심뇌혈관센터, 권역외상센터, 중증어린이병원은 적자를 감수할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하고자 하는 연구는 권역심뇌혈관센터 등에 또 다른 수가제도를 도입해서 지원해 주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이런 난제에 개별수가가 아닌 '퉁수가'를 개발 적용하는 신사업을 추진해 보고 싶다"면서 작은 기대감도 나타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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