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국회 족지위 종합국정감사에서 더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지적된 콜린알포세이트 제제 재평가 릴요성의 자료. |
시위소찬이라는 말은 하는 일 없이 높은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녹만 축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 말에 딱 어울리는 약제를 하나 짚어보자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대표적이다. 이탈리아에서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디 믿어볼만한 제대로 된 근거 자료 하나 없이 매년 2,000억 넘는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다. 치매 예방약, 뇌 영양제 등등 그 이름은 화려하나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만 판매되고 있고, 심지어 이런 용도로는 광고마저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 약제의 효능과 재정 소요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했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재평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런데 21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장은 이 제제가 효과가 있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약효가 있다’고 답했다. 의약품의 안전과 효능에 대해 가장 전문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식약처장은 그 답변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식약처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허가할 때 검토했다는 자료들은 어디 내놓기도 민망한 수준의 논문이라 부를 수도, 임상시험이라 부를 수도 없는 것 들 뿐이다. 과연 식약처장은 관련 자료를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고도 그 효능을 믿었다면 그는 무식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아직 보지도 않았다면 이는 무능함을 의미하는 것이라 그 무엇이라 하더라도 식약처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그동안 식약처는 효능이나 안전에 논란이 있는 약제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미숙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보사를 통해 우리는 그 사실을 확실히 보았다. 오류가 있었다면 그를 바로잡으려는 부단한 노력만이 국민들과 환자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식약처는 정말 모르는 것인가. 그 스스로 시위소찬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의경 식약처장은 콜린알포세레이트 문제를 정확히 보아야 한다. 식약처의 무능함으로 허가받아 아직도 국민들과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 여러 효과 불분명한 약제들에 대한 교통 정리는 지금 당장,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기점으로 시작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2019년 10월 21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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