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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성 대장염-크론병은 같은 것인가요(?)
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베체트병)이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및 베체트병은 장에 생기는 심각한 만성 염증으로서 증상, 병의경과 및 치료 방법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 질환을 총칭하여 염증성 장질환이라 부릅니다. 장염이란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및 베체트병 등의 염증성 장질환은 적어도 6 개월 이상 지속되는 장의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의하여 유발되는 장염은 대부분이 일시적인 염증이므로 염증성 장질환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완치에 이르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병의 경과에 미치는 인자에 대해서는 상당한 연구가 진척되고 있으며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여러 가지의 약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1)소화관의 구조와 기능은 무엇입니까?

소화관이란 입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의 관으로 식도, 위, 십이지장을 포함하는 소장과 직장을 포함하는 대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화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음식물을 소화하여 흡수하는 것입니다. 입에서는 음식물을 잘 씹어 삼키기 쉽고 부드러운 상태로 만들며 침에 들어있는 효소 (아밀라제)가 탄수화물을 소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약 30cm길이의 식도는 음식물이 통과하는 관입니다. 위는 식도를 통하여 넘어온 음식물이 일시 저장되고 잘게 분쇄되며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 곳으로 위산과 더불어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효소인 펩신이 분비됩니다. 십이지장으로는 탄수화물, 단백질 및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많이 함유된 담즙과 췌장액이 분비됩니다.

소장은 길이가 약 3-5m 에 달하는데 십이지장, 공장 및 회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장의 표면에는 주름이 많고수많은 돌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표면적이 대단히 넓어서 약 200-400m2 에 달합니다. 또한 점막에는 여러 가지의 소화효소가 있으므로 소장은 소화작용의 마지막 과정을 담당하며 지방산, 아미노산, 당류, 비타민 등 대부분의 영양소가 흡수되는 곳입니다.

특히 담즙산과 비타민 B12 는 소장의 끝 부분인 말단 회장에서 흡수됩니다. 대장은 길이가 약150cm 정도인데 소화하고 남은 음식물의 찌꺼기를 통과시키면서 수분을 흡수하므로 이곳에서 대변의 형태가 이루어집니다. 대장의 항문에 가까운 끝 부분 약 15cm 를 직장이라 부르며 항문괄약근과 협조하여 배변기능을 조절합니다.

크론병은 소장을 침범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므로 음식물의 소화 및 영양소의 흡수 장애가 있을 수 있으며, 말단 회장의 염증이 심하거나 이 부분을 수술로 절제한 경우에는비타민 B12 와 담즙산의 흡수 장애로 인하여 체내의 비타민 B12 가 부족하게 되며 담즙산이 모자라면 지방의 흡수가 잘되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베체트병과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소화 또는 흡수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2)궤양성 대장염은 어떤 병입니까?

궤양성 대장염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장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에서 염증이 있는 부위는 연속됩니다. 연속된다는 것은 염증이있는 부위가 몇 군데에 떨어져 있는 경우는 없고 염증 부위의 범위가 크든 작든 모두 이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거의 모든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직장에는 염증이 있으며 약반수의 환자에서는 직장부터 S 상 결장까지, 1/4 은 직장부터 S 상 결장과 왼쪽 대장까지 나머지 1/4 은 직장으로부터 횡행 결장 또는 오른쪽 대장에 이르기까지 병변이 존재합니다. 장의 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및 장막층 등 4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장의 내부를 감싸고 있는 점막층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심한 경우에는 대장에 궤양이 유발됩니다.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환자는 설사, 혈변, 복통 등을 호소하는데 식욕 감퇴, 체중 감소, 피로감 등도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때로는 장 이외에 관절, 눈, 피부, 간,신장 등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환자에 따라 그 정도가 매우 다양하여 응급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예도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서서히 시작하기도 하고 때로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증상이 심하다가 덜하다가 하기를 반복하며 때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증상이 없는 시기가 있기도 합니다.

3)크론병은 어떤 병입니까?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발생하는데 반하여 크론병은 입으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염증이 있는 부위가 연속되지 않고 여러곳에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약 1/3 의 환자에서는 소장에만 염증이 있으며 1/3 에서는 대장에만 그리고 나머지 1/3 에서는 대장과 소장 양쪽에 만성 염증이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소장의 끝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장의 점막층에만 염증이 생기는데 반하여 크론병에서는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및 장막층 등 장벽의 전층을 침범하는 염증 반응이 특징입니다. 설사, 복통, 식욕 감퇴, 미열 등이 크론병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이며 관절, 눈, 피부, 간,신장 등의 장외 증상도 비교적 자주 나타납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마찬가지로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급속히 진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에 비하여 환자가 느끼는 괴로움이 더 심한 예가 많으며 장기적인 경과와 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나빠서 수술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베체트병은 어떤 병입니까?

베체트병은 만성적이고 베체트병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전신질환으로 피부, 점막, 눈, 장, 관절, 비뇨생식기 및신경계 등의 여러 장기를 침범합니다. 베체트병의 원인과 발생과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베체트병의 특징적인 검사소견은 없으므로 임상적인 소견에 의거하여 진단합니다.

임상적인 소견은 흔히 침범하는 부위에 따라 주 증상과 부 증상으로 나눕니다. 반복적인 구내 궤양, 피부 증상, 눈의 증상, 생식기 궤양 등이 주 증상이고 부 증상으로 관절염, 소화관의 궤양, 부고환염, 혈관 병변, 중추신경계 증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주 증상 네 가지가 모두 있으면 완전형 베체트병이라 하고 주 증상 세 가지 또는 주 증상 두 가지와 두 가지의 부 증상이 있는 경우 불완전형 베체트병이라 분류합니다. 베체트병 환자의 3-5%에서 소장 또는 대장의 이상이 동반되는데 소장의 끝과 대장이 연결되는 부위에 가장 흔히 문제가 발생합니다.

5)염증성 장질환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같은 병입니까?

아닙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장의 기능 장애에 의하여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염증이나 장의 기질적인 변화에 의한 질환이 아니며 염증성 장질환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증상만으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염증성 장질환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염증을 포함하는 기질적인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6)우리나라에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베체트병은 흔한 병입니까?

아닙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구에서는 염증성 장질환이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인구 1000 명당 한명의 환자가 있으며(유병률) 이들 질환으로 새로 진단되는 환자는 매년 인구 10,000 명당 한명 정도입니다.(발병률)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서구에 비하여 드물어서 인구 10,000 명당 한명 정도인 약 5,000 명 정도가 이들 질환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이 분야를 전공하는 전문의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베체트병은 서구에서는 매우 드문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터키에서는 서구에 비하여상대적으로 흔합니다. 베체트병을 앓고 있는 환자 100 명 중 3-5 명에서 소장 또는 대장에도 병이 침범합니다.

7)염증성 장질환은 젊은 사람에 발생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베체트병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젊은 사람에 잘 나타납니다. 20 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새롭게 발생하는 예는 적어집니다. 그러나 한번 발생하면 잘 낫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므로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연령 분포는 다양합니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차이는 없으며 드물지만 소아 환자도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

현재까지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들 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음식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사람과 사람사이에 전염되는 질병도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우리 몸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제(면역계)가 자기 자신, 특히 장의 점막을 자신이 아닌 외부의 물질 (항원)이라고 오인하여 작용함으로써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항원은 그 자체가염증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외부의 물질을 몰아내려고 하는 신체의 방어기전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므로 염증 반응이 증폭되게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외부 인자와 신체의 면역계 사이의 상호반응이 염증 반응을 촉발하거나 이들 외부 인자가장의 벽을 손상시켜 병이 시작 또는 가속된다는 가설을 많은 학자들이 믿고 있습니다.

8)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및 베체트병은 유전됩니까?

서구에서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가족성이란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즉 궤양성대장염 또는 크론병 환자의 가까운 가족 중에 이들 질환을 가진 또 다른 환자가 있을 확률이 15-20% 정도로 꽤 높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전문의의 경험에 따르면 그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가족 중에 궤양성 대장염 또는 크론병 환자가 여러 명이 있다 할지라도 어떤 사람에서 질병이 나타날지 예견할 수 있는 인자는 아직까지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궤양성 대장염 또는 크론병은 유전성 질환이라 하지 않고 “가족성 질환”이라 부릅니다. 또한 이들 질환과 관계되는 유전자도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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